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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화장품’ 잘못 쓰면 부작용 위험… 약사가 알려주는 사용법

사진 속 제품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약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형 약국에서는 피부 재생·보습과 여드름·흉터·기미 관리를 위한 전용 진열대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 화장품이 피부의 현상 유지와 미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약국 일반의약품은 ‘치료 및 개선 효능’까지 인정받았다. 하지만 피부 상태와 맞지 않게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행을 좇아 무작정 바구니에 담기 전에 약국 일반의약품의 원리와 올바른 선택법을 알아보자. 기미 및 색소침착 관리 의약품은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까지 폭넓게 찾는 제품이다. 기미와 잡티는 자외선과 호르몬 변화, 염증 반응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피부 깊은 곳에서 멜라닌 색소가 과도하게 만들어지고, 이것이 표피로 올라와 배출되지 못할 때 자리를 잡는다. 따라서 체내에서 색소 생성을 억제하는 ‘먹는 약’과 피부 표면의 색소를 옅게 하는 ‘바르는 약’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이 효과적이다. 먹는 기미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트라넥삼산 복합제다. 트라넥삼산은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물질인 플라스민의 활성을 초기 단계에서 차단해 색소가 만들어지는 연결고리를 끊어준다. 기미 부위가 넓거나 염증성 색소침착이 짙은 경우에 특히 효과적이다. 통상 8주 복용 요법이 권장되며 두 달 복용 후에는 최소 두 달의 휴약기를 가져야 한다. 원래 지혈 작용과 연관된 성분이므로 혈전증 병력이 있거나 경구피임약을 복용 중인 사람, 심혈관 질환 위험군은 복용 전 반드시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둘째는 L-시스테인과 비타민C가 배합된 복합제다. 피부의 신진대사(턴오버)를 촉진하고 항산화 작용을 돕는 정통적인 미백 영양제 개념이다. L-시스테인은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치온 합성을 돕고, 거뭇한 색소 대신 밝은 색소가 합성되도록 유도한다. 여기에 고함량 비타민C가 더해져 이미 생성된 멜라닌 색소를 환원시켜 옅게 만들고 각질 탈락 주기를 정상화해 색소 배출을 돕는다. 트라넥삼산 제제에 비해 부작용 부담이 적어 장기적인 피부 톤 개선과 이너뷰티 목적으로 복용하기에 알맞다. 여기에 바르는 기미약인 히드로퀴논 제제를 더하면 시너지가 난다. 히드로퀴논은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 핵심 효소인 티로시나아제의 작용을 직접적으로 억제해 과도한 색소 침착 부위를 탈색시킨다. 약국에서는 2% 농도와 4% 농도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피부가 예민하거나 처음 사용한다면 자극이 덜한 2% 제제로 시작하고, 국소 부위의 짙은 잡티에는 4% 제제를 쓰는 것이 좋다. 다만, 히드로퀴논은 빛에 매우 민감해 자외선에 노출되면 오히려 피부를 자극하거나 색소침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드시 저녁 세안 후 취침 전에만 면봉을 이용해 기미 부위에 국소적으로 얇게 발라야 하며, 다음 날 아침에는 세안 후 자외선 차단제를 철저히 발라야 한다. 최근 K-뷰티 약국 열풍의 최전선에 있는 분야를 꼽자면 단연 항노화·보습·재생 제품이다. 고가의 피부과 시술 성분을 집에서 안전하게 관리하려는 ‘홈케어’ 수요가 폭발하면서, 상처 치료제를 넘어선 고기능성 재생 제품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킨 PDRN크림이 대표적이다. 흔히 ‘바르는 연어 주사’로 불리는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은 연어의 정소에서 추출한 DNA 조각으로, 인체의 DNA 염기 조성과 유사해 부작용 없이 조직 재생을 돕는다. 피부 세포 내 수용체에 결합해 미세혈관 생성을 촉진하고 성장인자 분비를 유도하며 염증을 가라앉힌다. 일반 화장품에도 PDRN이 쓰이지만, 약국 일반의약품으로 나온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피부 이식 후 상처 치료 및 조직 수복 효능을 정식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무너진 피부 장벽을 탄탄하게 복구하고 속 건조와 미세 주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형이 다소 되직하므로 기초 케어 마지막 단계에서 극소량을 손바닥 온기로 녹여 누르듯 흡수시키는 것이 좋다. 표피의 빠른 회복과 안티에이징을 원한다면 EGF크림·연고가 적합하다. EGF(상피세포 성장인자)는 피부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해 새로운 상피세포의 증식과 분열을 직접 명령하는 단백질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속 EGF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며 노화가 진행되는데, 이를 외부에서 보충해 세포 재생 속도를 끌어올리는 원리다. PDRN이 피부 속 환경을 안정화하고 재생의 토대를 다진다면, EGF는 표피층의 재생을 직접 지휘해 피부 결을 매끄럽게 하고 밀도를 높인다. 의약품으로 나온 재조합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연고는 단백질의 활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장 보관(2~8℃)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보관법을 꼭 확인해야 한다. 병풀에서 추출한 고순도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 단일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은 미용과 피부 재생 목적으로 매일 넓게 바를 수 있다. 진피층의 정상적인 콜라겐 합성을 돕고 피부를 진정시킨다. 평소 쓰는 수분크림에 소량 섞어 바르면 재생 부스터 역할을 한다. 아울러 덱스판테놀 제제는 피부에 흡수돼 비타민B5로 전환됨으로써 피부 보호막을 형성하고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스테로이드와 방부제가 없어 극건성 피부나 레이저 시술 후 예민해진 피부 장벽을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드름 및 여드름 흉터 관리 제품은 증상의 진행 단계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좁쌀 여드름에 화농성 여드름 약을 바르거나,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흉터 약을 바르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기 십상이다. 피지가 모공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각질에 막혀 하얗게 솟아오른 ‘좁쌀 여드름(비염증성 여드름)’에는 모공을 틀어막은 각질을 녹이고 피지를 배출시키는 살리실산(BHA)2% 제제를 써야 한다. 화장품에는 살리실산이 최대 0.5%까지만 허용되지만 약국 일반의약품에는 2% 함유돼 있다. 모공 속에서 여드름균이 증식하며 붉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노랗게 고름이 잡힌 ‘화농성 여드름’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균을 잡는 약이 필요하다. 항염 성분인 이부프로펜피코놀과 항균 성분인 이소프로필메틸페놀이 배합된 제품은 붉은 염증과 붓기를 빠르게 줄이고 여드름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피부 자극은 비교적 적다. 보다 강력한 살균 효과가 필요하다면 모공 속에 산소를 공급해 여드름균을 사멸시키는 가수과산화벤조일 제제를 선택할 수 있다. 항생제가 아니어서 내성 걱정이 없지만, 초기 사용 시 피부가 붉어지거나 각질이 일어날 수 있어 여드름 부위에만 소량 찍어 바르며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한다. 여드름을 압출한 직후라면 여드름 약이 아니라 2차 세균 감염을 막는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하이드로콜로이드 성분 습윤밴드를 붙여 상처를 보호해야 한다.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흔적과 흉터 치료제는 반드시 상처가 완전히 아물고 딱지가 떨어진 후부터 사용해야 한다. 여드름이 남긴 붉은 자국과 거뭇한 색소침착에는 헤파린나트륨, 알란토인, 덱스판테놀이 복합된 제품을 쓸 수 있다. 헤파린나트륨이 과도하게 뭉친 콜라겐 섬유 다발을 느슨하게 풀어 흉터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고 혈액순환을 도와 붉은 기를 개선한다. 아침저녁으로 수시로 덧바르며 자외선 차단을 병행하면 자국이 옅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만약 상처 부위가 평평하지 않고 볼록하게 솟아오르는 비후성 반흔이나 켈로이드성 흉터라면 피부 속으로 흡수되는 약물보다 피부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하는 실리콘 겔 제제가 적합하다. 수분 손실을 막아 콜라겐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튀어나온 흉터를 가라앉혀 준다. 수많은 K-뷰티 의약품 속에서 피부에 꼭 맞는 해답을 찾는 공식은 명확하다. 남들이 좋다는 유행 아이템을 무작정 따라 사기보다, 피부 고민이 색소인지, 장벽 손상과 노화인지, 혹은 좁쌀이나 화농성 여드름인지를 정확히 분류하는 것이 먼저다. 일반의약품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약물인 만큼 한꺼번에 여러 가지 고기능성 제품을 겹쳐 바르기보다, 가장 시급한 피부 고민 하나를 먼저 해결한 뒤 보습과 재생 단계로 넘어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매대 앞에서 어떤 제품이 내 피부에 맞을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약사에게 본인의 피부 상태와 평소 복용 중인 약물을 알리고 상담을 청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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