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아두면 장보기가 편한 식품첨가물
구아검, 젤라틴, 코치닐 색소, 스테비오사이드…. 마트에서 식품 라벨을 들여다보면 보면 낯선 이름에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대체 어디에 쓰이는 성분일까? 이름이 생소하다 보니 식품첨가물은 때로 식품의 불청객 취급을 받는다. 화학적인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만큼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뒤따른다. 하지만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질감과 색, 맛을 조절하고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역할을 살펴보자.
구아검·잔탄검, 식품에 점성을 더한다
식품첨가물 중 이름에 '검(gum)'이 붙은 성분은 점도를 높이거나 식감을 개선하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아라비아검, 구아검, 잔탄검이다. 아라비아검은 이름처럼 아라비아고무나무의 분비액에서 추출하는 한편,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구아검과 카라기난은 각각 콩과 식물인 구아와 해초에서 추출한다. 샐러드드레싱에 많이 쓰이는 잔탄검은 미생물로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만든 천연 고분자 다당류다.
응고제 펙틴, 한천, 젤라틴
잼은 병 안에서 뭉쳐 있다가 나이프로 떠서 빵에 바르면 부드럽게 펴지며 얇은 켜를 이룬다. 잼을 덩이처럼 적절히 잡아 주는 역할은 응고제인 펙틴이 맡는다. 잼의 원료가 되는 과일은 대체로 펙틴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은근하게 끓이거나 졸이면 분해되어 점도가 올라가지만 대량생산의 맥락에서는 별도로 사과의 껍질 등을 끓여 추출한 분말 펙틴을 첨가하는 경우도 흔하다.
양갱이나 젤리를 굳히는 데 쓰는 한천과 젤라틴도 있다. 전자는 해초인 우뭇가사리에서, 후자는 돼지 껍질에서 주로 추출한다. 질감이 사뭇 달라서 한천은 메밀묵처럼 탄력이 없고 이에도 저항하지 않는다면 젤라틴은 결과물이 좀 더 탱글탱글하게 만들어준다. 건강을 추구한다며 지방을 완전히 들어낸 요구르트에 젤라틴을 첨가해 감촉과 몽글몽글함 등을 강화한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젤리에 가까운 요구르트다.
베이킹소다와 베이킹파우더, 반죽 부풀리는 ‘팽창제’
빵류가 효모의 신진대사를 활용한 발효로 반죽을 부풀린다면 과자류에는 화학 팽창제를 쓴다. 탄산수소나트륨, 중탄산나트륨 등이 본명이지만 베이킹소다로 불리고 레몬즙과 같은 산과 반응해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반죽을 부풀린다. 베이킹소다에 산(주석영)과 옥수수 전분을 더하면 베이킹파우더가 되는데, 전자는 반죽을 수평으로 퍼트리고 후자는 수직으로 부풀린다.
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 색소
딸기, 바나나, 초콜릿 우유에는 대체로 분유에 물과 착향료 등을 타서 다시 우유처럼 만든 ‘환원유’다. 특히 딸기 우유에는 전통적으로 코치닐 색소를 써 왔다. 코치닐(연지벌레)에서 추출하므로 ‘그렇다면 벌레 우유인가?!’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적어도 기원전 2세기부터 써 온, 인류와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색소다. 요즘은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해 토마토에서 추출한 리코펜 등으로 대체한다.
트랜스글루타미나아제, 고기 붙이는 풀
돼지갈비의 세계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신기해서, 고기는 수입산인데 뼈는 국산인 경우도 있다. 각각 ‘프랑켄 돼지’라도 만드는 기술이 발달한 걸까? 조금 징그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다만 육가공의 일환으로 고기와 뼈, 또는 더 나아가 고기와 고기를 말 그대로 ‘붙이는’ 공정이 가능해진 지 오래다. ‘액티바’ 등의 상품명으로 팔리는 트랜스글루타미나아제는 효소로서 단백질의 결착을 맡는 ‘고기풀’이다.
술에 쓰이는 대체 감미료
희석식 소주에는 스테비오사이드라는 대체 감미료로 단맛을 낸다. 풀인 스테비아에서 추출했는데, 자당 즉 설탕과 맛이 흡사하면서도 300배나 단맛이 강하며 칼로리가 낮다. 말하자면 설탕보다 싸면서도 효과가 좋아서 쓰인다. 한편 아스파탐은 주로 막걸리에 쓰인다. 단맛은 내지만 효모가 양분으로 삼을 수 없으므로 막걸리를 병에 담은 이후에도 발효가 계속 일어나 맛이 변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이다.
고기 대용 감칠맛 조미료, 효모 추출액
고기로 감칠맛을 내면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많은 음식에 효모 추출액이 쓰인다. 얼핏 낯설다 느낄 수도 있지만 영국, 호주에서 전통 음식으로 통하는 마마이트, 베지마이트 등의 주원료로 쓰이는, 거의 보편적인 조미료다. 인스턴트 냉면 육수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